편지 그리고 후회_

PUBLISHED 2008. 5. 25. 11:46
POSTED IN [ 별헤는 밤 ]  | Written by 꼬마 철학자

  어제... 아직 아니 미처 정리하지 못한 편지를 발견하고서,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조심스레 펼쳐봤다.

  그녀의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.
  자꾸 눈동자가 떨려온다.

  몇 달 동안 보지 못했던 그 글씨들... 가슴이 떨려온다.
  천천히 글을 읽어내려갔다.

  그녀의 고운 마음들이 보인다.
  그리고, 내 못되고 못난 모습들이 보인다. 아마도, 별것 아닌 일로 난 그녀에게 짜증을 내고, 그녀 탓을 하고 있었나보다. 편지 속 그녀는 자신이 미안하다고... 그리고는 나를 또다시 응원해주고 있었다.

  자꾸 눈물이 흐르려한다. 가슴이 또 아프다. 그녀에게 미안하다.
  왜... 그때 그녀에게 답장을 쓰지 않았을까?


  늦었지? 답장...

  네 편지 오늘 다시 읽었어... 네 흔적이 내게는 더이상 남아 있지 않을거라 생각했었는데, 오늘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흔적을 찾았어. 내가 가장 좋아했던 네 글씨... 그 글씨가 다행히 내게 남아있게됐어...

  이제와서 후회라는게 소용이 없지만... 부칠 수 없는 답장을 이렇게 남길게...

  그날... 아마도 난 선배의 홈페이지 작업을 하고 있었나봐... 그래서, 난 그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을거야. 너는 그런 내가 많이 걱정됐었나봐. 우리 앞에는 더 큰 숙제가 있었음에도 내가 다른 것에 시간을 빼앗기는게 너는 안타까웠나봐... 너 역시 나로인해 집중할 수 없었겠지...

  그런데, 난 네 그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나봐. 그래서, 난 네게 화를 냈거나 짜증을 냈겠지. 아마도 또 잘난체를 하며 이런말 저런말로 네게 다그치듯이 이야기 했을테고, 마치 내 논리를 넌 이해하지 못한다며 떠들었겠지... 그리고 넌 아마 묵묵히 들었을거야... 상처받았을텐데 눈물 났을텐데... 날 이해하려고 꾹 참았을거야... 모두가 네 잘못이라고 생각했을거야... 왜... 그걸 몰랐을까? 그때는... 분명 날 위해서 날 걱정해서 그런거였는데...

  화가 나... 내게... 그 때 네 마음을 이제서야 알았다는 것에 화나기보다... 왜 네 편지에 답장을 쓰지 않았을까라는 후회... 바보같아... 넌 기다리고 있었을텐데 답장을...

  미안해... 이미 많이 늦어버렸지만...
  그 편지 읽고 나 많이 고마웠어... 이해해줘서 그리고 응원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줘서... 지금 내 모습이 그 때 네가 해준 응원에 보답해주지 못해서 미안해.

  지금 너는 더 좋은 사람과 함께 하고 있다는거 알아. 나보다 더... 자신보다 더 너를 아껴주고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네 곁에 있다는거... 참 다행이야...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못해 미안하고, 너가 떠나게 해서 미안하고 그래...

  언제나 나를 위해 배려해줬던 네 모습... 눈에 선하다. 아직도 내 주위에는 네 그런 배려가 남아있어. 어쩌면 그런 네 배려가 있었기에 그나마 지금 내가 내 삶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. 그래서 그 배려를 지울 엄두가 나질않아... 바보같지...?

  너는 웃는 모습이 정말 이쁜데... 생각해보니 난... 네게 그런 웃음이 머물도록 자주 해주지 못한것 같아... 같이 웃는 일도 많이 없었던것 같고... 왜 그랬을까? 또 후회뿐이구나...

  곧 결혼한다고 들었어...
많이 행복하길 바라...

  이런 말... 해서는 안되겠지만... 언제나 그렇듯이 난 또 내 멋대로인가봐...

  사.랑.해.
  미치도록 그.리.워.

  잘가...



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