많지 않을까요?_

PUBLISHED 2008.03.31 22:57
POSTED IN [ 별헤는 밤 ]  | Written by 꼬마 철학자
저녁 10시...
학원에서 강의를 끝내고 뚜벅뚜벅 집으로 돌아오는길에...
정장 안쪽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어보았다.

깊은 주름으로 인상을 구기고 있는 오천원짜리 한 장...

하지않아도 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.

' 마트에 가서 과자라도 살까? '
' 아냐... 지금 딱히 뭐 먹고 싶은 것도 없는데... '

그러다가 순간 아무 생각없이 마트에 들어가버렸다.

들어가는 입구에서 계산을 하고 있는 여직원과 눈이 마주쳤다.
멋적게 인사를 하며, 마트 안으로 깊숙히 들어갔다.
무얼 살지 정하지도 않은채...

눈앞에 '오예스' 가 보이길래 그냥 집어들었다.
그리고, 다시 천천히 뚜벅뚜벅 계산대를 향해 걸었다.

점원이 계산하기 쉬운 방향을 찾기위해 습관적으로 바코드를 찾았다.
쓸데없는 배려라던 주위사람들의 말이 떠올랐다.

바코드를 계산하기 좋은 방향으로 내려놓은 뒤
검색대를 지나 나왔다.

' 혼자 드시기에 많지 않을까요? '

예상치 않던 질문에 당황했다.

' 네? '

' 혼자 드시기에 많을 것 같은데... '

' 아.. 네... 집에서 먹을거라서.... ' 라고 말끝을 흐렸다. 쑥쓰러운 웃음만 나왔다.

' 고맙습니다! ' 라고 말하며 잔돈을 받았다.
난 과도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었다.
정말 바보같다...

종종 걸음으로 마트 문을 열고 나갔다... 자꾸 바보같은 웃음만 터져나왔다.

' 집에서 먹을거라서... ' 라니... 정말 바보같은 대답이다...

집으로 향하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내가 한 말을 계속해서 내뱉고 있었다.
빈정거리면서...
웃음이 멈추질 않았다.

그래...
정말 오랜만에 받는 타인의 관심이었다.

고개를 들어 어두운 하늘의 별을 보며 미소지었다.
기분 괜찮은 밤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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